전송넷소식

141024_3차 워크샵 후기

BravoDay 2014. 10. 27. 11:10


10월 24일 전송넷 3차 워크숍은 기공지된 바와 같이 열린 모임으로 진행되었습니다. 35명의 참석자들이 모여 식사를 하고 하승수 위원장님의 강의와 함께 전송넷 상황과 활동에 대한 열띤 토론을 나눌 수 있었습니다. "전기는 눈물을 타고 흐르지만, 그와 함께 우리들의 마음도 흘렀다. 마음은 빛보다 빠르다"고 2차 모임때 문탁네트워크의 한 참석자께서 말씀하신 것처럼, 전국의 송전탑으로 고통받는 이들과 함께 연대하려는 시민들이 많이 있고, 함께 바꿔낼 수 있다는 희망을 재차 확인할 수 있는 자리였습니다.


 

하자작업장학교에서 준비해주신 맛있는 도시락으로 식사를 하고, 하자센터에서 제작한 영상을 보는 것으로 모임이 시작되었습니다. 송전탑으로 망가지고 있는 마을과 힘겹게 반대 투쟁을 하고 계시는 부모님들을 바라보는 밀양의 아이들을 인터뷰한 영상을 보고 많이 울컥했습니다. 송전탑이 주민들과 마을 전체를 얼마나 파괴하고 있는지 새삼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이어서 하승수 녹색당 공동운영위원장님의 아래 내용과 같은 강의가 있었습니다. (이날 모임에 참석한 청년초록네트워크에서 요약한 발제 내용을 참고했습니다.) 

한국은 전력소비증가량을 중점으로 전력수급계획을 세우는데, 장기 송배전설비계획을 보면 전력수요가 계속 증가할 것이라는 전제 하에 계획을 세우고 있습니다. 이것은 국가가 전력소비를 줄이도록 관리 규제해야 하다는 생각이 빠져있는 것입니다. 전세계적으로 중국 등 개발도상국을 제외하고 우리나라 정도의 경제수준에서 이런 현상을 보이는 나라는 찾아보기 어렵습니다.


이런 전제 하에 전력소비를 예측하니 발전소와 송·변전설비 역시 꾸준히 추가로 건설됩니다. 그런데 설비용량 예측 비율을 보면 피크타임을 감당하고도 남을 정도의 전량을 설비용량으로 측정하고 있습니다. 계획 자체가 필요한 전기보다 더 많은 설비를 가정하고 있는겁니다. 전기는 전압이나 주파수를 맞춰야 하기 때문에 수요공급을 맞춰줘야 하는데 피크타임일 때도 16%나 남는 전력은 봄가을 무렵이면 30% 이상씩 남아돌게 됩니다. 이것이 한국의 현실입니다. 왜 정부는 전력 예비량이 30%씩이나 되는데 이렇게 많이 짓는가? 석탄이나 LNG 같은 발전소는 정부가 아닌 민간이 짓습니다. 기업이 인허가권만 수천 억원을 주고 판매합니다. 이게 왜 가능한가? 이것이 땅짚고 헤엄치는, 돈이 되는 장사라는 것입니다. 민간업자들이 석탄이든 LNG든 인허가만 따면 돈을 버니 주민들에게 돈을 뿌려가며 사업권을 따냅니다. 


설비예비율이 느는 이유는 사업가들의 청탁과 로비 때문으로 보입니다. 청탁과 로비 때문에 사업권을 주다보니 이렇게 초과 과잉 설비가 이뤄지고 있는 것입니다. 또한 알다시피 원전은 원전마피아 때문에 마찬가지로 초과설비가 이뤄지고 있습니다. 결과적으로 이런 것들이 정치적인 문제라는 겁니다.


그런데 이것들을 어디에 짓는가? 동해안과 서해안 등 지방에 들어갑니다. 수도권은 앞으로 신규 화력발전 등을 못지으니 당진, 보령 등 충남권에 석탄화력 발전소가 들어갑니다. 이미 많이 지었기 때문에 더 짓기도 어렵습니다. 그러면 어디에 지을거냐? 남해에선 끌어오기 너무 멀고, 영남에선 전력소비가 많고. 그래서 나온 것이 동해입니다. 앞으로 울진, 동해, 삼척 등에 14개의 발전소가 지어집니다. 동해안에 원전과 화력발전소가 각 최소 10개 이상이 계획되고 있습니다.


그리고 이렇게 남아도는 발전을 하게되면 당연히 송전을 어떻게 할 것이냐는 문제가 발생하게 됩니다. 충남은 추가 건설계획이 있긴 하지만 이미 지을만큼 지었기 때문에 영동권에 더 짓게 되는데 이렇게 되면 2027년이면 영동권은 자기 지역 소비량의 4배를 수도권에 보내게 됩니다.


문제는 이렇게 발전소를 지어대면 전력계통은 불안정해집니다. 발전기가 여러개가 전력계통에서 탈락하게 되면 전력망이 붕괴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몰아짓는 것이 위험함 일인데 우리나라는 원전과 발전소를 몰아짓고 있습니다. 그렇기 때문에 송전선으로 연결된 이것들이 다 끊어지면 위험한 일이 발생하게 됩니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결론은 이런겁니다. 동해안에 발전소를 지어대니 전력계통이 불안정해집니다. 문제는 뭐냐면 765kV로 전량을 보내는데에는 괜찮습니다. 쉽게 말해 고속도로가 막히지는 않는겁니다. 그런데 이것이 끊어지게 되면 대규모로 발전소가 무너지는 문제가 발생합니다. 765kV가 잘 갈 때는 문제가 없는데 이것이 끊어지게 되면 대규모 문제가 생기니 이를 막기 위해 765가 하나 더 필요합니다. 애초에 345면 이런것이 필요가 없는데 765면 끊어지면 큰 문제가 생기니 765가 또 필요합니다. 765가 765를 낳는 것입니다. 왜 문제가 커지냐면 발전소을 한 곳에 몰아지으니 생기는 문제입니다. 애초에 발전소를 지역분산해 짓고 765가 아니라 345를 지었으면 문제가 안될 것을 765를 지어 문제가 생깁니다.


그런데 이상한건 뭐냐면 위험하니 하나 더 짓자, 그러니까 위험해지니 또 하나 짓자인 건데 위험하면 얼마나 위험한지 확률을 따져야 하는데 그런 것은 따지지 않고 더 짓는 계획만 세우고 있습니다. 결국 이것은 많이 짓기 위한 논리인 겁니다. 


지금 있는 765는 전기 보내는 것이 모자라서 짓는 것이 아닙니다. 원전을 계속 지어야 하니 송전선을 짓고 그런데 원전이 계속 지어져 불안정해지니 또 송전선을 짓고...

신울진-신경기가 끝이 아닐겁니다. 뒤 이어 강릉-북경기가 추진될 수 있습니다. 이는 '동해안 신규석탄화력 송전용 보강계획안'에 나옵니다. 


사실 이것들은 발전소를 더 짓지 않으면 생기지 않는 문제입니다. 불안정할 수 있지만 그건 확률을 계산해보지 않았고, 발전소가 서너개 탈락하더라도 감안해야 할 문제라 생각합니다. 이것이 불안정하다고 계속해서 더 지어대면 그 때는 더 큰 문제가 생길겁니다.


내년의 기후변화 협약이 체결되고 새로운 기후변화 협약 협상이 강하게 규제하는 방향으로 진행돼 한국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일 것을 압박받게 되면 아마 이 계획들을 진행하는데 무리가 생길겁니다. 그래서 정부는 아마 그전에 빨리 확정지으려 하는 것 같습니다.


강의 후에는 에너지 3대 악법(전기사업법, 송주법, 전촉법)의 개정안과 개정운동의 방향 논의, 신경기 변전소 후보지 상황 공유, 횡성 및 당진 답사 보고, 밀양 및 청도의 활동상황 공유 그리고 앞으로의 크고 작은 전송넷의 활동 계획들을 나누고 토론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이후에는 뒷풀이 장소로 이동해서 늦은 새벽까지 즐겁고 의미 있는 교제와 토론의 시간을 이어갔습니다. 

밀양/청도/횡성/당진 송전탑반대대책위, 송전선로 피해주민 법률지원단, 환경운동연합, 경기녹색당, 하자작업장학교, 강북에 해뜸, 문탁네트워크, 밀양의 친구들, 청년초록네트워크, 그외 참석해주신 모든 분들 늦은 시간까지 함께 해주셔서 감사 드립니다. 특별히 편안한 곳에서 풍성한 모임을 할 수 있도록 장소와 식사를 포함해서 여러가지로 신경써주시고 배려해주신 하자작업장학교 측에 감사의 마음을 전합니다.

다음 4차 모임은 12월 5일(금) 저녁7시, 환경운동연합에서 갖기로 했습니다. 계속해서 전송넷 운동에 귀한 의견과 힘을 보태주시기를 부탁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