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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14.10.07 141006 강원도 횡성군 방문 후기


10월 6일, 전국송전탑반대네트워크는 횡성에 방문했습니다. 횡성은 우리나라에서 두 번째 765kV 송전선로인 신태백~신가평 선로가 지나는 지역입니다. 그런데 끔찍하게도 다시 한전이 신울진~신경기 초고압 송전선로 준공계획을 발표하면서 765kV 송전선로 지역의 유력후보지가 되었습니다.

전송넷은 횡성환경운동연합 김효영국장님께서 자리를 마련해주신 공근면 부창리 마을회관, 청일면 면사무소, 횡성군 종합사회복지관 세 곳에서 간담회를 진행했습니다. 기존 송전선로로 인한 아픔과 고민, 또 향후 들어서게 될지도 모를 송전선로로 인한 두려움도 있지만 두번째 송전선로는 절대로 막아내야 한다는 투쟁의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 부창리 마을회


간담회 장소로 이동하면서 마을과 논밭 한 가운데 박혀 있는 거대한 송전탑을 보면서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할 수 있었는지 한전을 비롯한 정부 관계부처에 대한 의아하고 분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아름다운 산천과 마을에 초고압 초거대 송전탑이라니요. 흉물스러운 외관으로 인한 경관 훼손과 전자파로 인한 건강상의 피해 지가 하락 등의 재산 피해 등 수많은 희생을 주민들에게 강요하는 초고압 송전선로가 하나도 모자라 두개 째 들어설 예정이라니 주민들은 기가 막히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제일 먼저 방문한 곳은 공근면 부창리 마을회관. 이십 명 정도의 주민들이 자리해주셨습니다. 이계삼 사무국장님의 발표로 한전의 신울진~신경기 송전선로 계획 그리고 그와 관련한 상황들 그리고 10년에 걸친 밀양의 투쟁 경험에서 드리고 싶은 말씀들을 전달하였습니다.


▲ 산업통산자원부 <송주법 시행령 요약설명본>


횡성 주민들이 당면한 현안 중 하나는 송주법 시행에 의한 주변지역지원을 받아도 되는가 하는 것이었습니다. 송주법에 따른 보상 및 지원은 아래와 같이 세 가지가 있지만 재산적 보상과 주택매수는 최근 2년 내에 지어진 송전탑 지역만 해당이 되어 어이없게도 그보다 오랜 시간 피해를 입어온 마을은 해당사항이 없습니다. 이는 송주법 개전 운동과 헌법 소원 등을 통해 바로 잡아야 할 지점입니다. 문제는 주변지역지원사업인데 이는 기존 송전탑에 따른 피해 보상으로 새로 들어설 송전탑과는 상관이 없지만, 마치 이것을 받으면 신규 송전선로 사업을 받아들이는 형국이 되지 않을까 하는 불안함과 경계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밀양 주민들이 안타까워하신 것처럼 송전탑 건설이 시작된 이후에 반대 운동을 하는 것이 아니라 사업 시작 전, 계획단계에서부터 주민들이 마음을 모아 반대 운동을 시작한다면 충분히 막아낼 가능성이 있음을 알렸고, 싸워내실 것을 당부하였습니다. 세 곳 간담회에서 만난 주민들 역시 이번엔 잘 준비해서 반드시 막아내자는 의지를 다지셨습니다.


▲청일면 면사무소


특히 청일면사무소 간담회에서는 여러 주민들이 열변을 토했습니다. 10년 전 신태백~신가평 송전선로 반대운동에 참여하셨던 많은 분들이 그때의 기억을 떠올리며 괴로워했고, 당시 투쟁하고 패배한 기억과 함께 그 피해를 고스란히 안고 살아가는데, 다시 두 번째 765kV를 막기 위한 싸움을 앞두고 무거운 마음과 함께 '이번엔 기필코 막아내야 한다', '두 개는 용납할 수 없다', '시작단계에서 잘 해야 한다', '이 사업의 부당성을 널리 알리고, 전 구간이 단결해서 저들의 모든 프로세스를 저지하고 보이콧해야 한다' 그리고 '서로 연대해야 한다'고 투쟁의지를 다졌습니다.

송주법 지원 수령 여부와 관련해서는 형평성에 맞지 않는 송주법의 부당성을 알리고, 두 번째 765kV 송전선로를 반대하는 의지를 드러내기 위해 지원을 거부하는 방향으로 마음을 모았지만 모든 주민들이 일치단결하여 거부하고 반대 투쟁에 나서게 될지는 지켜봐야 할 일입니다.


▲ 횡성군 종합사회복지관


마지막으로 방문한 횡성군 종합사회복지관에서는 송전탑 예정지역 주민은 아니지만 이 문제에 대해 관심 갖고 마음을 보태주실 주민들이 함께 해주셨습니다. 송전선로 건설 문제와 함께 그 원인이 되는 우리나라의 핵발전 중심의 에너지 정책과 그 부당함에 대한 비판의식도 갖고 계셨습니다. 송전탑을 막기 위해 그리고 정의로운 에너지 정책과 안전한 대한민국을 만들기 위해 송전탑과 핵발전소를 통해 이득을 취하고 있는 대기업과 관련 부처들의 논리에 휘둘리지 말고, 지역 에너지 자립과 대안을 제시하는데 까지 나아갈 수 있도록 마음을 모아주셨고, 전송넷에도 그런 기대를 보내주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