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평리 가을편지 


온 동네가 감빛으로 바알갛게 익어가는 시월, 삼평리에서 동무들께 편지를 씁니다. 


<안무받지 않은 춤>

토요일, 건설노조 동지들이 새 농성장 내부 바닥을 깔고 내벽 붙이는 작업을 하고 있습니다. 노동이 얼마나 창조적이고 아름다운 것인지 오랜만에 느껴 봅니다. 어느 고등학교 봉사활동 동아리 학생들이 할매들 감 따는 일을 돕고 있습니다. 가을 햇살처럼 반짝이는 청소년들의 웃음소리가 마을에 활기를 불어넣습니다. 점심 때가 되자 대구경북 일반노조에서 점심밥을 준비해 주민들과 연대자들의 밥상을 차려줍니다. ‘밥 연대’라는 이름으로 그동안 얼마나 많은 단체, 생협, 노조, 개인들이 삼평리 밥상을 함께 차려주었는지 모릅니다. 

마치 오케스트라처럼, 삼평리 친구들이 우정과 연대의 힘으로 멋진 가을 교향곡을 연주하는 듯합니다. 그 각각의 연주가 자발적인 것이라는 점이 이 연주에 감동을 더합니다. 안무받지 않은 멋진 군무(群舞)!

이렇게 십시일반 보태주시는 힘 덕분에 삼평리는 그동안 꺾이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삼평리는 “우리의 투쟁은 계속된다. 우리의 삶도 계속된다. 삼평리에 평화를!”이라는 슬로건을 걸고 ‘삼평리 시즌2’를 선언하려고 합니다. 

‘삼평리 시즌 2’는 크게 3대 과제를 설정하고 있습니다. 송전탑 반대 투쟁의 확대, 마을공동체 회복, 법적 대응 등이 그것입니다. 


<송전탑 반대 투쟁의 확대>

한편으로 ‘송전탑 반대 투쟁’을 완강하게 계속하면서, 전국의 탈송전탑-탈핵운동 세력, 여러 피해지역 주민과 연대시민들과 함께하는 투쟁으로 확산시켜갈 것입니다. 밀양 등 다른 송전선로 피해지역 주민들과 연대하여 이미 ‘전국 송전탑 반대 네트워크’(전송넷)를 결성하였습니다. 11월에는 밀양과 청도 삼평리 어르신들이 함께하는 상경투쟁을 계획하고 있습니다. 또 전원개발촉진법, 전기사업법, 송주법 등 소위 3대 에너지 악법을 개정하거나 철폐하는 투쟁을 조직하려고 합니다. 특히 송전탑 반대 투쟁과 탈핵운동이 하나로 이어져, ‘정의로운 에너지 전환’과 ‘에너지 민주화’를 위한 공동전선을 형성해 나가게 될 것입니다. 이러한 투쟁에서 삼평리가 중심적인 역할을 맡게 될 것입니다.    

삼평리 현장에서의 농성 투쟁도 꾸준히, 결연하게 이어갈 것입니다. 아직 전선 작업이 진행중이고 7~8일 간격으로 전선이 추가로 계속 반입되고 있습니다. 또 헐티로와 마을을 건너 22호기와 23호기를 연결하는 대규모 공사 등 예상되는 고비와 쟁점이 무수히 남아 있기 때문에, 아직 공사가 끝났다고 하기엔 이릅니다.  

주민들은 비록 부족한 힘이지만, 부당한 공사를 결코 용납하지 않는다는 정신으로, 그럴 때마다 온 몸을 던져 싸우고 계십니다. 지난 10월 10일에는 이은주 전 부녀회장이 한전 직원 여러 명에게 떠밀려 다치는 사고까지 있었습니다. 

월요일 이후, 또 전선이 추가로 삼평리에 들어오게 될 것입니다. 보통 새벽 5시경부터 오후 2시 정도까지, 여러 차례 충돌이 거듭될 수밖에 없습니다. 할매들 옆에서, 할매들이 다치지 않도록 보호하고, 한전의 부당한 공사에 함께 항의해 줄 연대자들이 필요합니다. 하루 이틀도 좋고, 아예 1주일쯤 붙박이로 와 주시면 더 고맙겠습니다. 

특히 충돌이 발생했을 때 연대자가 부족하면 사진 촬영조차 하지 못 하는 경우까지 있습니다. 그러면 한전 직원이나 경찰들은 주민들을 더 함부로 대하고, 그만큼 더 위험합니다. 함께 자리를 지키고, 소리치고, 기록하고, 알리는 일은 더없이 중요합니다. 함께해 주십시오. 아무리 작은 힘도 삼평리에서는 보석처럼 빛납니다.


<마을공동체 회복>

또 다른 한편으로 ‘마을공동체 회복’의 과제를 안고, ‘국가의 폭력’에 맞서 ‘마을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투쟁해온 삼평리를 평화의 마을, 저항의 공동체로 다시 세우기 위한 노력들을 해나갈 것입니다. 

지금 새 농성장을 세우고, 주민들의 농사일을 돕고, 활동가들이 한명 두명 삼평리에 뿌리를 내리면서 새로운 공동체를 만들어 나가고 있는 것이 바로 이 과제의 일환들입니다. 내년 봄엔 할매들 집을 수리하고, 담장과 대문도 곱게 다시 칠해 드리고 싶습니다. 오랜 투쟁에서 비롯된 육체적, 정신적 상처를 치유하기 위한 프로그램이 곧 마련될 예정이고요.

중장기적으로는 ‘삼평리 평화센터’를 설립하고자 합니다. 지금은 상주 활동가들의 생활공간 역할을 하고 있지만, 이것을 앞으로 삼평리 마을공동체 활동을 위한 거점으로 세우려고 합니다. 평화센터를 중심으로 마을 안에 사랑방(북카페), 연구소, 공방, 작은도서관 등 새로운 공간들을 하나씩 둘씩 배치해 나가자는 꿈을 갖고 있습니다. 그밖에도 삼평리 평화학교, 장터, 장승제, 인문학캠프, 영화제 등 삼평리 투쟁의 의미를 여러 각도에서 규명하고 계승하기 위한 프로그램들도 하나씩 기획해 나갈 참입니다.  


<법적 대응>

우선은 주민들과 연대자들이 그동안 투쟁 과정에서 업무방해, 집시법 위반 등으로 조사받고 있거나 앞으로 기소되어 재판을 받게 될 사건들에 대해, 최선을 다해 대응하는 법적 투쟁이 우리 앞에 큰 과제로 놓여 있습니다. 

그러나 나아가, 한전이 그동안 주민들에게 가했던 폭력, 그리고 지난 추석 연휴 때 발생한 ‘돈 봉투’ 사건처럼 불법적으로 조성해 운용해 온 비자금 문제 등에 대해 철저히 수사하고 책임자를 처벌하도록 하는 것은 비단 삼평리만의 문제를 넘어 우리 사회의 정의를 다시 세우는 중요한 투쟁이라고 믿습니다. 

또 경찰이 주민들에게 가했던 모든 폭력과 인권 유린에 대해 사죄하도록 만들고, 주민들에게 끼친 정신적 물질적 고통을 배상하도록 하는 투쟁도 ‘국가폭력’에 맞서는 투쟁으로서 피할 수 없는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위해 상당한 규모의 ‘법률기금’(변호사 수임료, 벌금 등)을 조성해야 할 것입니다. ‘삼평리 법률기금 마련을 위한 후원의 밤’을 2015년 3월 6일(금) 열기로 하고, 10월 말부터 기획팀을 구성하여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려고 합니다. 


삼평리 투쟁의 주인공은 바로 여러분

오는 10월 23일(목) 저녁 7시, 대구 시내 ‘소셜마켓’에서는 ‘삼평리 투쟁 보고회 : 다시 일어서는 삼평리’가 열립니다. 

그동안 연대해주신 동지들, 많은 시민들과 함께 따뜻한 차 한잔 마시면서, 그동안의 노고를 격려하고, 상처를 어루만지는 대화의 자리가 될 것입니다. ‘삼평리 투쟁 보고회’는 무엇보다 앞에서 대강 말씀드린 ‘시즌 2’의 청사진을 함께 그려보는 시간이 될 것입니다. 

이 자리에는 물론 삼평리 할매들과 주민들이 함께 하실 것입니다. 그러나 돌아보면, 삼평리 투쟁, 그 기적 같은 드라마의 주인공은 놀랄 만큼 다양한 방법으로 연대해 주신 여러분 모두였습니다. 그러니 ‘삼평리 투쟁 보고회’의 주체는 그동안 함께 해주신 여러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또 11월 2일(일)에는 여러 동무들의 힘과 정성으로 새로 세우는 농성장 문을 여는 개장식과 함께 유쾌한 장터 ‘맞장’을 열 계획입니다. 많이 참석해 주시고, 또 ‘삼평리 시즌 2’에서도 변함없이 동무 여러분이 주연을 맡아주시길 부탁드립니다. 

여러분 한명 한명의 힘이 아니었다면 이 드라마는, 멋진 군무는, 그리고 가을이 깊어가도록 이어지는 교향곡의 연주는 불가능했을 것입니다.  

서리 내린 삼평리, 단풍처럼 붉은 마음을 전합니다.



#청도송전탑 맞장&농성장개소식


1. 맞장

-너와 내가 마주하는 장터


당신이 그리는 세상의 그림들,

한땀한땀 만들어진 가방,

소중한 사람을 위해 만든 인형 등이

가득한~ 예술시장!


당신에게 의미 있었던,

누군가에겐 큰 의미가 될 물건들.

옷장에 잔뜩 쌓여있는 옷,

예전부터 모아오던 많은 볼펜과 수첩 등이

가득한~ 벼룩시장!


삼평리의 친구들과 함께 나누고 싶은 물건이 있다면

누구나 맞장에서 함께해요!


셀러신청: http://me2.do/IIrB16jx

문의: 이만수 010 2561 5674


2. 농성장 개소식

-러브하우스! 새로운 농성장에서 삼평리 할머니들의 삶과 투쟁이 이어집니다. 

몇 주 전부터 몇몇 연대자들의 도움으로 인하여 새로운 농성장의 모습이 조금씩 드러나고 있습니다. 

많은 연대의 손길로 만들어지고있는 새로운 농성장에서 삶과 투쟁을 계속 이어나갈 할머니들에게 힘을 주시고 함께 고사를 지내며 새 농성장 오픈을 축하해주세요^^


●일시: 2014년 11월 2일(일), 오후1시~5시

●장소: 삼평리 농성장

(지번주소 -경상북도 청도군 각북면 삼평리 266-1번지, 

도로명주소-경상북도 청도군 각북면 헐티로 651) 

●후원계좌: 대구은행 508-11-009397-5 삼평리에 평화를

●주최: 청도345kV송전탑반대공동대책위원회

●기타문의: 상황실장 이보나 ( 010-4444-1210 )





#‎청도송전탑‬ <투쟁보고회> 다시 일어서는 삼평리 


삼평리의 삶과 투쟁은 계속된다!


7월 21일, 공사재개 이후 오늘까지 시간이 어떻게 흘렀는지 모를 세월입니다. 아픈 기억도, 슬픈 기억도, 기뻣던 기억도, 벅찬던 기억들이 우리에게 존재합니다. 삼평리의 철탑이 완공되었다 하여, 투쟁이 끝난것이 아니며, 삶이 끝나는 것도 아닙니다. 오늘도 할머니들은 공사장 정문앞을 지키시며, 감을 따시며 삶과 투쟁을 이어오고 계십니다.

석달이 흐른 10월 ! 
잠시 호흡을 고르며, 걸어왔던 길을 되돌아보고 함께 껴안아주며 다시 앞으로 나아갈 길을 이야기하고 만들어갔으면 좋겠습니다. ^^


■언제? 10월 23일(목) 저녁 7시
■어디서? 소셜마켓 
(중구 화전동 33-5, 중앙로역 3번출구-대구역 방향 도보3분)\
■뭐해요? 1부 - 영상으로 돌아보기, 자유로운 이바구 / 2부 - 삼평리 시즌2, 함께 만들어보아요! 
■문의? 상황실장 이보나 010-4444-1210
■후원계좌? 대구은행 508-11-009397-5 삼평리에 평화를
■주최? 청도345kV송전탑반대공동대책위원회


보도자료

청도345kV송전탑반대

공동대책위원회

제목

청도 삼평리 송전탑 공사중지가처분신청 재판부현장 검증 나서기로

일 자

2014 09 30 ()

문 의

집행위원장 변홍철 010-4690-0742

상황실장 이보나 010-4444-1210

 

청도 삼평리 송전탑 공사중지가처분신청 재판부,

현장 검증 나서기로

 

1. 경북 청도군 각북면, 풍각면 등 주민 41명이 한국전력공사(이하 한전)를 상대로 대구지방법원에 제출한 송전선로 공사중지가처분신청을 맡은 재판부(20민사부 손봉기 부장판사)가 오는 10 2() 오후 4 30,삼평리 송전탑 공사장을 현장 검증하기로 하였습니다.

 

2. 앞서 지난 8월 말 청도군 각북면 삼평리 주민 이은주 외 40명은 법무법인 참길을 소송대리인으로 하여(담당변호사 박경찬, 김도현, 이승익) 공사중지가처분신청을 대구지방법원에 신청한 바 있습니다.

 

3. 이 신청에서 채권자인 주민들은 다음과 같은 취지로 채무자 한전의 송전선로 공사가 중지되어야 함을 주장하고 있습니다.

 

- 청도 삼평리 구간이 포함된 북경남 송전선로 공사는 신고리 3, 4호기에서 생산될 전기를 송전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으나, 시험성적서 위조 등 잇따른 비리가 검찰 수사로 드러남으로써 부품을 전면 교체할 경우 완공 및 가동은 2016년경에도 불투명합니다. 또한 신고리 3호기에서 전력을 생산한다고 하더라도 기존 선로의 용량이 부족하지 않습니다. 따라서 이것은 한전의 주장만큼 시급한 공사가 아닙니다.

- 그런데 청도 삼평리 23호기 송전철탑과 이 구간 가공선로는 전자파 등으로 인하여 채권자들의 건강권을 위협하며, 지가하락 등 재산권을 심각하게 침해합니다. 이러한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채무자인 한전은 여러 지역에서 이미 구간별 지중화를 하고 있는 선례가 있습니다.

- 또한 이 구간 송전선로는 헐티로와 지방도 902호를 가로지르게 되어 있습니다. 그런데 이 송전선로가 횡단하는 지방도 902호의 각북면과 풍각면 지역의 1일 통행량은 2011년 기준으로 4,012대에 이르는 등 대구 달성군 가창면과 경북 청도군 각북면, 풍각면 주민과 방문객에게는 유일한 도로이며 중요한 도로입니다. 이러한 왕복 2차선 도로를 횡단하여 345kV 초고압 송전선이 지나간다면, 채권자들을 비롯한 삼평리 주민들과 이 도로를 이용하는 대구 달성군 및 경북 청도군 각북면, 풍각면 주민들의 불안감은 더욱 커질 것입니다.

- 채권자들에게 이 사건 송전선로로 인하여 생명권과 재산권에 중대한 침해가 있을 것이라는 것은 분명할 것입니다.

- 다행히 이 송전선로 건설사업은 아직 전선을 연결하지 않은 단계이며, 우리나라 전력수요와 신고리 1, 2호기의 상태 및 신고리 3호기의 건설 시기를 고려하면, 이 구간을 지중화하는 시간은 충분하다고 할 것입니다.

- 따라서 채권자들에 대한 더 이상의 권리침해를 막고, 채무자가 주장하는 국책사업의 원활한 진행을 위하여 이 송전선로 구간에 대한 공사가 중단되어야 할 것입니다.

 

4. 이 공사중지가처분신청에 따른 첫 심리는 9 19일 있었으며, 오는 10 2일 재판부의 현장 검증 이후, 10 17일 심리를 종결할 예정에 있습니다.

 

5. 지난 7 21일 송전탑 공사 재개 이후 한전과 주민 간에 발생한 심각한 갈등과 마찰, 그리고 특히 추석 연휴 이현희 전 청도경찰서장을 통해 한전이 주민 회유를 위해 불법 비자금으로 추정되는 돈봉투를 돌린 사건 등으로 여론의 관심을 모으고 있는 청도 삼평리 현장을 사법부가 현장 검증하는 것은 매우 의미 있는 절차라고 할 수 있습니다. 채권자인 삼평리 등 주민들과 우리 대책위는 재판부의 현장 검증 결정을 환영하며, 이번 현장 검증을 통해 사법부가 주민들의 생명권과 재산권을 보호하는 현명한 판단을 내리기를 바랍니다.

 

 

2014 9 30

청도345kV송전탑반대공동대책위원회




‪#‎청도송전탑‬ 

<한전규탄집회> 돈만 아는 저질


7월 21일 공사 재개 이후 첫 한전 앞 집회이고, 돈봉투 사건 이후 경찰의 수사가 비자금 문제로 확대되는 가운데 여는 중요한 집회입니다. 한편으로는 삼평리 현장에서 공사가 계속되면서 주민들과의 마찰은 계속되고 있습니다.


주민 동의를 받지 않은 불법적인 공사, 더러운 돈으로 주민들을 매수하려고 하는 한전의 작태, 뻔뻔하고 야만적인 공권력을 엄중히 규탄하고, 우리의 투쟁이 끝난 것이 아니라, 이제 철탑을 뽑아내기 위한 투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됨을 알리는 자리가 되었으면 합니다.


많~은 분들이 참석해주시리라 굳게 믿습니다 ^^


-일시: 9월 26일(금) 오후1시

-장소: 한국전력 대구경북건설지사 앞

(대구 시의회 네거리 부근) 

-문의: 상황실장 이보나 (010-4444-1210)

-후원계좌: 대구은행 508-11-009397-5 삼평리에 평화를

기자회견문

청도345kV 송전탑 반대

공동대책위원회

제목

한전 돈배달 청도경찰서 규탄! 한전-경찰 유착관계 진상규명 촉구! "더러운 돈으로 주민 투쟁 모욕하지 말고, 불법공사 중단하라!"

일 자

2014 09 12 ()

문 의

집행위원장 변홍철 010-4690-0742

상황실장 이보나 010-4444-1210

 

한전 돈배달 청도경찰서 규탄! 한전-경찰 유착관계 진상규명 촉구!

"더러운 돈으로 주민 투쟁 모욕하지 말고, 불법공사 중단하라!"

 

지난 7 21일 한전과 청도경찰서를 중심으로 한 경찰의 군사작전을 방불케 하는 폭력적 송전탑 공사로 인하여 그 동안 송전탑 공사를 끊임없이 반대하였던 주민과 시민 수십 명이 연행되거나 각종 부상과 인권탄압으로 한전과 경찰에 폭력으로 하루하루 눈물로 보내야 했다. 그러한 가운데 한전과 청도경찰서는 청도 삼평리 공사를 반대하는 주민들을 또 다시 우롱하며 자존심을 짓밟아 버렸다. 한전과 경찰은 폭력을 동원한 청도 삼평리23호기 송전탑 불법공사가 거의 완공이 되어가자, 송전탑 공사를 반대하였던 주민들을 회유하기 위하여 더러운 돈으로 유린하며 주민들의 가슴에 또 다시 대못을 박아 버린 것이다.

 

청도삼평리 송전탑 공사를 반대하였던 주민들과 할머니들에게 추석 명절 연휴기간인 9 9() 오전, 청도경찰서 정보보안과 전아무개 계장이 이현희 경찰서장이라는 글씨가 찍힌 돈봉투를 송전탑 반대를 이어오고 있는 주민들과 할머니들 집을 찾아다니며 전달했다. 봉투에는 청도경찰서장 이현희라는 한자가 인쇄되어 있었고, 돈봉투 8개에는 100~500만원씩 모두 1600만원이 들어 있었다.

 

청도경찰서 정보보안과 전아무개 계장이 찾아와 봉투를 받은 할머니는 총 6분이다. 그 중 2분은 봉투 안을 확인하지 않은 채 당일 경찰측에 돌려주었고, 나머지 4분도 돌려 주려했으나 툇마루에 두고 가거나 자식·손자에게 건네 주고가 돌려줄 수 없었다. 할머니들은 경찰에게 이 봉투를 왜 주냐?”고 물었고 경찰측은 한약도 지어드시고, 병원비에 보태써라고 답했다.

 

이에 할머니들은 6년간 싸우며 보상금 필요없다고 수없이 말했는데 아직도 돈을 갖고 주민들을 회유하려 한다며 분노했다. 그리고 할머니들은 청도 345kV 송전탑 반대 공동대책위원회(이하 청도송전탑반대대책위)와 함께 공식적인 자리를 통해 빠른 시일 내에 돈을 돌려주자고 의견을 모았다.

 

사태의 심각성을 파악한 경찰청도 9 11() 급히 감사팀을 파견해 돈봉투 사건의 진상을 낱낱이 조사하겠다며 뜻을 밝혔으며, 12일 오늘 오전, 사태의 직접적 당사자인 청도경찰서 이현희 서장을 직위해제 하였다고 밝혔다. 공정한 법 집행을 해야 하는 경찰이 반대 주민을 회유하기 위해 한전의 앞잡이 노릇을 한 것으로 볼 수밖에 없으므로, 사태의 직접적 책임자가 책임을 지는 것은 너무나도 당연하다.

 

그러나 우리는 경찰청이 청도경찰서 이현희 서장의 직위해제로 이 사태를 마무리하고자 한다면 할머니들과 청도송전탑반대대책위는 결단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 즉 이번 사태의 실질적인 원인제공자라 할 수 있는 한전과 경찰의 유착관계가 명백하게 밝혀져야 한다. 어떠한 경위와 과정을 통해 돈봉투 사건이 발생했는지 구체적이고 정확한 사실관계가 밝혀져야 하는 것이다.

 

또한 무엇보다도 주민들의 입장과 존중 그리고 한전은 소통을 전제로 하지 않은 채 국책사업이라는 미명하에 밀어붙이기식 공사의 근본적인 성찰과 반성이 없다면 이번 사태는 그야말로 여론의 압박에 의한 한전과 경찰의 꼬리짜르기식이라는 비난과 비판을 면키 어려울 것이다.

 

삼평리 주민들은 한결같이 이야기한다. “보상 필요 없다. 그냥 살던 대로 살게 해달라는 것이다. 정말 송전탑 공사를 해야 한다면 지중화를 해달라는 것이다. 송전탑이 들어서면 할매들이 평생을 바쳐 일구어온 논밭은 하루아침에 무용지물이 되어버린다. 그저 논 한 마지기, 밭 한 뙈기가 날아가는 게 아니다. 할매들의 자존심이,거기에 쏟은 인생이 송두리째 무너지는 일이다. 무엇보다 국책사업이라는 명목으로 주민들에게 일방적으로 희생을 강요하면서 이루어지는 송전탑 공사를 주민들로서는 더 이상 용납할 수 없기 때문에 온 몸으로 저항하는 것이다. 그래서 청도삼평리 송전탑 공사 현장뿐만 아니라 앞으로 예정되어 있는 송전탑 공사를 반대하는 주민들의 의견을 반영하고 존중하지 않는다면 앞으로도 송전탑 공사현장에는 반민주·반인권적인 주민탄압을 일삼는 무수한 일들이 벌어질 것이 때문이다. 이번 사태가 왜 이 지경에까지 이르게 되었는지 한전과 경찰은 진정으로 겸허히 성찰하고 전원개발촉진법 개정 등 근본적인 송전탑공사에 대한 대안마련을 적극 촉구한다.

 

지금 이 순간에도 청도 삼평리 345kV 공사현장은 여전히 한전의 폭력적 공사강행과 이를 비호하는 경찰의 과잉대응이 이어지고 있었다. 송전선을 연결하는 자재들이 공사장을 수없이 출·반입하고 경찰병력은 할머니들과 연대자들을 끌어내고 고착하길 반복하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여전히 싸울 것이다. 더러운 한전과 경찰에 맞서서 송전탑 반대라는 이름으로 경찰과 한전에 다음과 같이 요구한다.

 

하나. 돈봉투 사건의 실체적 진실을 요구한다. 한전과 경찰의 유착관계를 밝혀라!

하나. 청도 송전탑 공사현장에서 벌어진 주민들에 대한 경찰의 인권침해와 폭력을 규탄한다!

하나.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 주민들의 염원이다! 불법적인 청도 송전탑 공사를 중단하라!

 

 

2014 09 12

청도 345kV 송전탑 반대 공동대책위원회 및

기자회견 참가자 일동